▼2020년/건강 후기

[급성장염] 장염으로 일주일 앓은 후기 (답은 생강차!)

ITISIK 2020. 1. 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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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9년 07월 27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쎄-하다?

  세상 살다 살다가 장염 후기를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건장한 체격이라든가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는 몸은 아니었다만, 평소에 잔병치레를 한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본 포스트는 뭔가를 드시면서 보기에는 불편할 내용들이 담겨있으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목에다가는 앓'은' 후기라면서 마치 지금은 말끔히 나은 척을 하고 있지만 실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일 아침마다 복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아프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인 것 같다. → 총 8일 정도 앓고 완전히 나았던 것 같다.

  최근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을 겪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찰라, 스트레스 때문인지 매일 먹고 자던 야식이 하필이면 그날 문제를 일으킨 것인지 아무튼 지난주 목요일 아침에 일어 났을 때 몸이 평소와 같지 않았다.

  아랫배가 아팠더라면 화장실 배라고 단정 지었을 터,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유형의 복통이었다. 약간 윗배가 아프면서 뭔가 화장실을 가도 절대 덜 아프게 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내비춰졌던 그런 복통이었다. 이 복통은.. 정말 느껴본 사람만이 알지어다...

  장염을 앓게 된 첫 날 아침.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조금 특이한 복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평소 같으면 8분이면 도착하고도 남을 전철역에 12분이 되도록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엄청 놀랐다. 보통 같으면 벌써 개찰구 찍고 전철을 기다릴 시간인데, 대체 나는 왜 이렇게 느리게 온 것일까... 그러고보니 식은 땀도 나는 것 같았다. 이 때부터 내 몸이 정상범위가 아니라는 재수없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는데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그 살인적인 복통.(잊을 수가 없다...) 복통이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덥다고들 땀을 흘려대는데, 나는 양 손으로 양 팔을 감싸쥐고 오들대고 있었다.

 

  이 때 '감기 몸살인가?' 싶었다. 생각해보니, 열도 조금 나는 것 같고 온 몸에 기운도 없고 근력도 밥 숟가락을 들면 끝인 수준이었다. '그래 감기 몸살이구나' 생각하고 멍청하게 쌍화탕을 먹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이어진 복통과 동반된 설사...가 시작됐다. 이건 단순히 시작에 불과했다. 그것은 설사라고 명명하는 것도 과분할 수준의 물X이었다. 거짓말하지 않고 꼬박 이틀동안은 설사라도 싸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었다. 탈수가 오지 않게하기 위해서 체온과 유사한 온도의 물을 계속 섭취해주었고, 갓 성인이 된 후 술을 물처럼 들이붓다가 생긴 위염 때 덕을 봤던 포카리 스웨트를(시국이고 나발이고 내가 죽을 것 같아서) 사먹게 되었다. 어쩌다 공짜로 받게된 링티도 몇 잔 타 마셨다.(가격이 너무 사악한데 효과는 잘 모르겠어서 내 돈 주고 사먹지는 않을 듯 하다.)

  첫 날은 내가 어떻게 아팠는지 어떤 생각으로 지냈는지 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그 순간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것이 평생 소원이었다. 그리고 이튿날로 넘어가는 그 새벽동안 화장실을 3번은 갔던 것 같다. 어차피 이 빌어먹을 새벽은 잠자기는 글렀으니 장염에 좋은 음식을 먼저 찾아보기로 결심하고 5초 뒤면 죽을 사람처럼 폰을 움켜쥐고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장염에 좋은 음식

1. 양배추.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종종 먹던 양배추 즙이 있어서 한 포 마셨다.

2. 생강. 바로 생강원액 400ml를 주문했다.(100%는 아니었다.)

3. 바나나. 부엌에 바나나가 걸려 있었다.

 

당시 내가 주문한 생강원액

  그렇게 어찌됐건 다시 밝아진 아침 햇살을 바라 보았을 때 내가 죽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살아있다는 감사함도 잠시, 배가 너무 고팠다. 안 고픈게 이상하다 새벽 내내 화장실을 내 방처럼 사용해서 더 이상 내 몸에서는 나올 것이 없었다. 둘째날이니까 괜찮겠지 싶어서 본죽을 먹었다. 너무 배고팠었기에 본죽이 뜨겁단 사실도 잊고 입천장과 혀를 다 데여 버렸다. 성질이 났다. 배는 아프지, 화장실은 자주 가지, 입안은 다 데였지... 약국에서 산 스멕타라는 약을 복용한지 2~3일... 드디어 '죽을듯한' 복통은 사라지고 '미칠듯한' 복통으로 레벨이 낮아졌다. 작은 바람이던 설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빌어먹을 상태가 지금까지. 일주일 째 유지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배가 살살 아팠으며, 설사를 했고, 생강차를 따듯하게 만들어 마시면 그래도 복통은 가시는 느낌의 이 상태. 이대로 가다간 만성으로 번지겠다 싶어서, 오늘부터 먹는 것을 정말 자제해보려 한다.

  최근 들어서 들은 이야기지만, 주변에 내가 장염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하니, 본인들 주변에 장염 환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두 명이나 되었다. 장염도 유행이 있나... 태어나서 처음 걸려본 병인지라 유행성이라는 개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건강하신 분들께서는 건강관리 잘 하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2주일 후)

  우리나라의 모든 장염 환자분들, 생강차가 답입니다. 따뜻한 생강차를 하루에 1L 좀 안 되게 마셨는데, 먹는 순간 복통도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장염(설X)도 금방 나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생강 농장 화이팅입니다.

 

+5개월 후)

  또 다시 장염이 찾아와서 바로 방문을 찾았다. 그 후기 글도 있다. 장 건강이 좋지 못한건가 싶어서 유산균에 대해서 공부했고, 김치요거라는 유산균을 추천받아 먹고 있다. 이거 먹고 평생 장염에 안 걸리길 진심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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