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횡문근융해증

[횡문근융해증] 입원 1일차 (9/24)

ITISIK 2020. 9. 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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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친구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지 4일만의 일이다.

 

  ※ 본 글은 옳지 못한 의학 지식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글을 읽으시는 분의 건강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약사 또는 전문의와 상담하셔야 합니다.

각종 수치
구 분 AST(eGOT) ALT(eGPT) LDH CPK(CK, total) BUN Creatinine
참고치 0-40 0-40 200-450 0-250 8.0-24.0 0.50-1.20
입원 전일 1,640 390 6,860 159,700 11.6 0.98
입원 1일차 - - 9,378 195,810 8.5 0.83

_____INDEX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원인

2. 증상

3. 내원(내과)

4. AST(sGOT), ALT(sGPT), LDH, CK,total(CPK) 수치
5. 응급실 내원(입원) - 준비물 : 신분증, (있다면)검사 결과서


[횡문근융해증] 입원 2일차 (9/25)
[횡문근융해증] 입원 3일차 (9/26)
[횡문근융해증] 입원 4일차 (9/27)
[횡문근융해증] 입원 5일차 (9/28)
[횡문근융해증] 입원 6일차 (9/29) - 오전 퇴원

[횡문근융해증] 퇴원 이후 외래 진료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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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인 : 신체수준 이상의 과도한 운동

  필자는 27년간 웨이트운동을 (제대로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은데다가 남들 다하는 공놀이도 좋아하지 않던,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웨이트로 몸 관리를 하기로 마음 먹고 난 뒤, 헬스 첫 날인 지난주 일요일. 함께 운동하기로한 친구와 오후에 만났던터라 몸도 어느정도 풀려있던 때였고, 시간에 쫓기듯이 운동하거나 웨이트 무게를 무리하게 무겁게 진행하지는 않았었다.


  화근이 된 것은 (아마도) 화요일에 진행했던 이두 운동이었던것 같다. 운동직후 샤워할 때부터 팔이 펴지지 않는 증상을 느꼈었다. 머리를 감으려고 팔을 들어올리기도 힘든 정도의 근육통? 근육당김현상? 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수축된 근육이 이완되지 않는 느낌만 있었고, 평범한 벌크업 정도라고 느껴졌었다. 평소 살짝만 운동을 해도 벌크업이 잘 되던 몸인지라, '웨이트를 했으니 당연히 이 정도 펌핑이 있는거겠거니' 했었다.

 

 

2. 증상

  등과 이두근 운동을 한 다음날인 수요일. 3분할 시스템에 맞추어 하체와 어깨를 조지고 난 뒤에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증상은 바로 갈색소변이다. 화요일부터 일반적 근육통처럼 아프고 펴지지 않던 팔(이두근)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하체와 어깨 운동을 진행했으며 결국 수요일 오전부터 갈색과 검은색 사이의 콜라색의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말도 안되게 진한 소변색을 직접 본다면, 누구나 다 나처럼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다.

 


3. 내원(내과)

  처음 본 소변색깔에 너무 무서워서 온라인에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니 필자의 증상과 가장 유사한 병이 '횡문근융해증'이었다. 당시 회사에서 근무중이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매니저님께 말씀드리고 내과를 방문했다.

  웨이트 운동을 시작한 날짜와 증상(콜라색 소변, 운동 중 미식거림, 근육통, 팔이 펴지지 않는 현상)을 말씀드렸더니, 우선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진행하자고 하시면서 현재 증상을 보아서는 A형간염이나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되기는 하나, 속단할 수 없다고 하셨다. 다만 소변색이 짙게 나오는 것은 충분히 비정상적인 현상이니 물을 (과하지 않되) 많이 마시면서 소변색을 지속 관찰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피검사와 소변검사 결과는 다음날 오전~오후 중에 나온다고 하셨다.

  이때부터 하루에 2리터 정도씩은 마셨던 것 같다.(식사이외에는 평소에 물을 거의 한 컵도 안 마시는데, 전날 저녁쯤부터 이상하게 목이 많이 마르고 물을 많이 찾게 되었다.)

 

 

4. AST(sGOT), ALT(sGPT), LDH, CK,total(CPK) 수치

  그렇게 다음날 오전...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진행했던 병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왔다. 결론적으로 현재 간수치를 포함한 몇몇 지표의 수치가 말도 안 되게 높으며, 당장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아래 사진은 입원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큰 병원에 제출하라며 인쇄해주신 검사결과 보고서의 일부이다.

입원하기 전날 시점의 피/소변 검사 결과

  간수치에 해당하는 AST(sGOT)가 1,640이 나왔고, ALT(eGPT)가 390이 나왔다. 기준치는 두 지표 모두 0-40이기 때문에, 최소 각각 41배, 9.75배의 수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LDH가 6,860, CPK가 159,700이 나왔는데, 기준치가 각각 200-450, 46-171이기 때문에 최소 15.2배, 933배인 것이다.

 

  이전에 콜라색 소변에 겁먹고선 인터넷을 뒤져볼 때에도 CPK 수치가 15만을 넘는 분은 못 본것 같다. 게다가 입원 당일 응급실에서 검사한 결과는 19만을 넘겨버렸다. ㅎㄷㄷ

 

  아무튼 빨리 수액치료를 하지 않으면 신장이 망가질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검사 결과서를 들고서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 중 인천성모병원의 응급실을 찾게 되었다.


5. 응급실 내원(입원)

  저 수치표를 들고 집근처 대학병원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공포의 시간이었다. 완전히 패닉상태는 아니었지만, 이런 수치가 지속될 경우, 재수 없으면 신장 투석으로 이어진다는 진지한 의사분의 표정과 말투를 들은 사람이 어찌 태평하랴. 집근처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어, 입원 가능한 병상이 있는지 물었을 때에는 모두 "병상이 없다."는 답변과 함께 설령 있다고 하더라고 의사의 진료와 그 결과에 따른 입원만이 가능하며 당일 입원은 거의 힘들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빨리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판단한 필자는 우선 객관적 지표인 검사결과 보고서가 있기에 응급실로 향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서 응급실도 안팎으로 많이 어지럽고 절차도 조금 있었지만 신분증과 검사 결과서를 지참하고 방문하니 금방 응급실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응급실 앞에서 진료 대기 중에 찍은 사진
방금 막 도착하여 차 내부와 장비를 소독중이던...

  필자는 마음이 급했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 접수처에 진단서와 검사결과서를 제출하고 코로나 문진을 마친후에 응급실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침상을 배정받고, 환자복과 소변컵을 주며 환복, 소변 채취 및 엑스레이 촬영까지 진행하고 침상으로 돌아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소변컵... 사진은 올릴지 말지 엄청 많이 고민하다가 혹여나 본인이 횡문근융해증인지 헷갈려하며 걱정하는 분이 계실것 같아서 참고하시라고 올립니다. 보통은 투명컵이 없을테니, 종이컵에 담아서 보시면 정말 진한 갈색 ~ 콜라색 ~ 검정색 그 어딘가를 띄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종이컵도 필요 없었습니다. 너무나 명확한 콜라색 소변...

 

 

 

 

 

 

 

 

 

 

 

 

 

 

 

 

 

 

 

 

[소변 사진 주의]

[소변 사진 주의]

[소변 사진 주의]

 

 

 

 

 

 

 

 

 

 

 

 

 

 

 

 

 

 

 

콜라색 소변...

  그렇게 환자복으로 환복한 뒤 엑스레이를 찍고, 소변컵을 제출한뒤 자리로 돌아와 누워있었는데 바로 링거를 꽂아주셨다. 링거는 대한약품공업 주식회사의 멸균생리식염수 1L 짜리였다. 아래 사진 뒤로 보이는 500ml짜리 물병은 필자가 내원 직전까지 마시던 물이다.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될 때 취할 수 있는 임시방편중 가장 좋은 것은 물을 많이(하루 2L 이상)마시는 것이다.

 

대한약품공업 주식회사의 멸균생리식염수 1,000ml

  이후 채취한 혈액과 소변 검사 결과가 나왔는지 아니면 들고온 검사 결과서를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확인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곧 바로 입원 절차를 밟을거라는 안내와 함께 관련 서류에 서명을 하고 금방 입원하게 되었다. 당시 보호자는 없었다. 그리고 입원하기전에 소변관(도뇨관)을 해야한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자세한 사항은 직접 '도뇨관'을 검색해보시길 바란다...

 

  사실 '입원'을 위해서는 그냥 내과에서 외래진료 후 입원하는 절차를 밟았을 수도 있었으나, 당일 입원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판단(집 근처 대학병원 3군데에 연락했는데, 모든 안내 내용이 그러했기 때문.)에 그냥 처음부터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하는 방법을 택했다.(필자의 상태가 꽤 나빴기 때문에 이런 루트로 입원이 금방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것.) 다만, 응급실을 통할경우 응급실에서 아무런 조치를 못 받더라도 기본적으로 9만원 대의 비용이 부관된다는 점은 참고해야할 것 같다.

 

  앞으로 입원해 있는 동안 관련 수치들이 떨어지는 그 경과와 병원밥 등을 리뷰하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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